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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 나만의 돋보기/개인용 서평

<서평> 아프리카에는 아프리카가 없다

이 서평은 지난 2014년 6월 21일, 이글루스 블로그에서 작성한 글입니다. 당시 글을 썼을 때의 제 관점과 현재의 제 관점이 다를 수 있습니다. 하단부엔 2020년 10월 29일 기준으로 저의 달라진 마음을 남겨놓았습니다. 물론 둘 다 저의 관점이지 정답은 없습니다. 책 그 자체와 그것을 읽고 난 예전의 제 마음과 현재의 제 마음을 비교하면서 이곳을 지나가시는 분들께서 조금이라도 영감을 얻어가셨으면 합니다.


책 표지 및 설명 페이지 (네이버 책)

 

 

원래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를 리뷰하기 전에 써야 했지만 이제서야 리뷰를 쓸 수 있었습니다.

현직 세네갈 대사관 소속 외교관으로 재직중이신 윤상욱씨의 실감나는 아프리카의 현실과 편견을 부수는 책이었습니다.


흔히들 아프리카가 절망과 폭력, 가난으로 가득 찬 이유를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렇게 뭉뚱그려 말합니다.
'무식한 흑인이니까, 아는게 없으니까..' 이런 식으로 잔인한 인종차별적인 생각으로 아프리카 전체를 생각하기에 이릅니다.


또 어느 정도 배운 사람들은 이렇게도 말하죠.
'내전 때문이야. 그렇지만 내전이 일어난건 순전히 제국주의 서구열강의 땅따먹기 때문이었지.'라고 말하죠.


이 책은 인종주의적 편견을 걷어내고 아프리카 사람들의 입장을 대변해주면서도, 반대로 모든 것이 서구 열강에서 비롯되었고 아프리카 스스로는 아무런 잘못이 없다는 이른바, '아프리카 주의자'들에 대한 비판도 쓰여 있습니다.


이야기 하자면, 사하라 이남의 아프리카의 군소 왕국들은 자국을 부강하게 만드는 거에 소홀했고 잦은 전쟁으로 자국민 혹은 상대국 흑인들을 붙잡아 중세 시대엔 아랍에게, 근세~근대 시대엔 유럽과 아메리카에 노예로 팔아버리는 짓을 서슴지 않았다는 것. 이중 전자의 경우도 대서양 노예무역 못지 않게 많은 흑인들이 팔려갔으며 대부분 '남자들이 거세를 당했기에' 아랍엔 흑인의 후손이 굉장히 적다는 섬뜩한 이야기도 적혀 있었습니다.

이슬람권이 은근슬쩍 자신들을 아프리카 주의자들 옆에 붙어 서유럽,북미 열강들만 욕하고 자신들은 원래부터 깨끗했다고 물타기 하는 것을 비판 하는 것이죠.

그리고 아프리카 주의자들에 대한 비판은 '검은 폭력, 흰색 뿌리'라는 것으로 특정 부족의 이익만을 대변하는 정부가 국민들에게 가하는 폭력을 두고, 자신들의 만행의 정당성을 서구 열강 백인들에 근원을 두었으며 결국 식민지배를 수 세기동안 당했기에 우린 더이상 발전을 못 하고 이렇게 엉망으로만 사는 것이다. 라고 한탄하는 것을 뜻합니다.

하지만 분명 제 2차 세계대전 이후, 독립한 아프리카 여러 나라들은 흑인들이 주도권을 가진 나라들이 많았으며 (로디지아, 남아공 등 제외) 풍부한 천연자원과 자연환경으로 다른 대륙의 독립국들보다 더 유리한 상황으로 나라를 발전시킬 수 있었으나..

'에고노미(Egonomy)'. 즉 자기 자신만의 경제를 펼치기 시작했던 것이죠. 아프리카 정치인이나 국가 지도자들이 자기가 속한 부족, 정권의 이익만 유지시킬 수 있다면 국민들이 죽거나 고통을 받던 신경쓰지 않고 자원을 낭비하거나 내전을 일으키면서 나라를 나락으로 빠뜨리는 짓을 감행하는 것이죠. 이는 비슷하지만 다른 형식으로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에서도 언급됩니다.


아프리카의 각 정권들은 지혜를 짜서 나라를 충분히 발전 시킬 수 있지만 대부분 에고노미에 빠져 자원을 낭비하고 사치를 일삼아 후퇴했다는 것을 정면 비판했고 대부분의 아프리카 국가들이 여기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쓰여 있었죠.


하지만, 그러한 악순환에서 벗어나 미래를 바라보고 노력하기 시작한 나라들도 언급됩니다.


제 1호로는 보츠와나, 라이베리아, 기니가 있으며...

제 2호엔 코트디부아르와 잠비아...

제 3호엔 남아공, 케냐, 나미비아, 우간다가 있습니다.


이중 제 3호엔 나미비아, 우간다를 제외하곤 우리가 흔힌 아프리카에서 가장 잘  사는 나라라고 알려진 두 나라가 있죠.

하지만 오히려 부정부패와 부족갈등이 거의 없고 공정한 나라론 보츠와나가 언급되어서 놀랬습니다.

이 나라에는 에고노미가 거의 존재하지 않으며 알뜰살뜰 자국의 자원들을 효율적으로 관리하여 발전의 토대로 삼았다는 것이 놀라웠습니다. 부정부패 수준으론 오히려 현 대한민국과 맞먹을 수준이라고 나왔을 정도니까요..


그 외에도 우간다를 기점으로 M-PESA, 모바일 송금방식으로 경제가 달라지고 있다는 장면이 포착되었으며 휴대폰을 판매하는 '사파리콤(Safaricom)'의 존재도 언급되었습니다. 농업 생산량이 조금씩 발전되고 이를 토대로 휴대전화를 통한 경제생활이 도입되고 있어 확실히 아프리카 여러 국가에도 변화의 조짐이 보인다는 것을요.


마지막으로 아프리카의 미래가 긍정적으로 변화하기 위해선 거시적으로 이러한 결론을 내려놓습니다.


지도자들을 정신차리게 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그러기 위해선 중산층의 성장이 필수다. 변화가 없어보여도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국가들에도 중산층들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희망이 아예 없는 것이 아니다! 정부에게 압력을 가할 수 있는 존재는 중산층 시민들의 투철한 비판이다. 점진적으로 정부를 압박, 정신을 차린 각국 정부는 아프리카의 현대화를 막는 토속신앙을 개조, 수정하여 이상한 악습을 타파한다. 그리고 교육 활성화를 위해 인재를 양성하고 그들을 활용하여 시민 의식을 점진적으로 높인다. 이로 인해 부패와 빈곤을 타파 할 수 있으리라!


라는 내용으로 끝맺습니다. 어쩌면 모든 국가들의 발전양상을 담은 패턴이기도 하네요.

이 책은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와 함께 제가 작품을 만들 때도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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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 새로운 관점을 얻은 부분이 많았기에 2020년 후반 기준에서도 저는 이 책에 대한 평가를 좋게 내립니다.

개인적으로 아프리카주의자들과 은근슬쩍 자신의 잘못을 가리는 이슬람주의자들과의 갈등이 가장 흥미로웠습니다. 대서양 노예무역만큼이나 잔혹하고 규모가 컸던 것이 중세 중동의 이슬람 흑인노예 무역활동인데 어떻게보면 거세, 혹사 등으로 흑인들이 후손을 낳지 못하게 만든 만행도 있던 것에 비해 이것을 아는 사람들이 너무나도 적으니 갈 길이 멀다고 느낍니다. 보츠와나라는 국가를 긍정적으로 보게 된 이유도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와 함께 이 책의 영향이 컸습니다. 그래도 아프리카의 여러 국가들은 태생적 한계가 크기에 앞으로도 갈 길이 멀다는 것도 인정해야겠습니다. 현재 저자분께서는 2018년에 신작을 저술하셨는데 '권력은 왜 역사를 지배하려 하는가'라는 책입니다.